리서치 속도가 빨라질수록 검증 절차가 더 중요해진다
자료를 찾는 시간이 줄면 판단에 쓸 시간이 늘어난다. 다만 확인되지 않은 인용이 그대로 서면에 들어가는 사고도 같은 속도로 늘어난다는 점을 짚는다.
자료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. 예전 같으면 반나절을 들여 훑어야 했던 범위를 짧은 시간에 개괄할 수 있게 되면서, 초안을 잡는 속도 자체가 달라졌다.
문제는 이 속도가 검증 절차까지 같이 압축해 버릴 때 생긴다. 화면에 그럴듯한 형태로 정리된 인용이 뜨면, 그것을 다시 원문과 맞춰 보는 단계가 생략되기 쉽다. 특히 마감이 임박한 상황일수록 '한 번 훑어봤으니 됐다'는 판단이 개입한다. 그렇게 통과한 인용 하나가 서면에 남으면, 절약한 시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비용이 발생한다.
그래서 속도가 빨라진 만큼 검증을 절차로 고정해 둘 필요가 있다. 개인의 성실성에 맡기는 대신, 원문 대조를 거치지 않은 인용은 서면에 들어갈 수 없도록 단계 자체를 만드는 방식이다. 체크박스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이라도, 생략이 의식적인 행위가 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.
결국 도구가 만들어 준 여유를 어디에 쓰느냐의 문제다. 절약한 시간을 더 많은 사건을 처리하는 데만 쓰면 남는 것은 처리량뿐이다. 그 시간의 일부를 검증과 판단에 되돌려 놓을 때, 속도 향상이 결과물의 질로 이어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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